한국일보 고찬유 입력 2020.05.04. 12:52 수정 2020.05.04. 13:22
토코페디아.
4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토코페디아에서 유출된 고객 정보는 당초 알려진 것(1,500만개)보다 6배 많은 9,100만개로, 다크웹에서 5,000달러(600여만원)에 팔린 것으로 추정됐다. 유출된 개인 정보 수가 우리나라 인구의 두 배 가까이다. 인도네시아 한인들도 토코페디아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토코페디아 측은 정확한 피해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개인 정보 유출은 인정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토코페디아에 후속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 정보보안업체는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커로 보이는 익명의 개인이 2020년 3월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해킹해 토코페디아 사용자 1,500만명의 개인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하며 고객들의 이름과 생일, 이메일 등을 찍은 스크린샷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훨씬 더 큰 사용자 데이터베이스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 사용자들의 비밀번호를 알아낼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후 또 다른 해커는 한 다크웹 사이트에 토코페디아 계정 9,100만개를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다.
사이버 전문가들은 이번 해킹이 개별적으로 이뤄졌는지, 단체로 이뤄졌는지 아직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토코페디아 측은 문제의 스크린샷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토코페디아 측은 다만 “체크카드, 신용카드, 전자지갑(OVO) 등 모든 결제수단을 활용하는 거래는 보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니 게라드 플라테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 장관은 전날 서면을 통해 “토코페디아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더 이상의 개인 정보 침해를 막기 위한 보안 시스템 개선”이라며 “해커에게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이용자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토코페디아에 추가 해명을 요구했다.
토코페디아는 2009년 현재 최고경영자(CEO)인 윌리엄 타누위자야가 설립한 전자상거래업체다. 시골의 공장 노동자 아들로 태어난 윌리엄은 대학 학비를 벌기 위해 하루의 절반을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정도로 가난했으나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면서 사업을 구상한 뒤 친구와 함께 창업했다.
처음엔 부진했지만 평균 연령 29세의 2억7,000만 인구를 거느린 인도네시아의 빠른 스마트폰 보급률, 오토바이 배송 덕분에 성장을 거듭하며 인도네시아의 알리바바라 불리게 됐다. 이어 소프트뱅크그룹,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20억달러(2조4,000억원)를 지원받으면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대열에 합류했다. 현재 월 사용자만 9,000만명 이상이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인니의 알리바바' 토코페디아, 개인정보 9100만건 헐값에 팔려
Reviewed by Yohanes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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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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